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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국제프란 이재환 대표이사
작성자 플라스틱코리아
글정보
Date : 2020/02/27 12:37

한국 플라스틱산업의 아이덴티티를 모색하다

㈜한국제프란 이재환 대표이사

 

국내의 대표적인 센서·제어 시스템 기업으로 오랜 기간 제조업의 품질 경쟁력 향상에 앞장서온 ㈜한국제프란이 최근 회사를 확장 이전하고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제프란은 센서 및 자동제어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제프란(GEFRAN)사와 1990년부터 현재까지 30년간 긴밀한 기술협력관계를 유지해오며 감지센서에서 제어시스템까지 공장자동화를 위한 부품 및 기술로 국내산업에 공헌해왔다.

최근 한국제프란은 중국의 사출성형기 서보펌프 시스템을 비롯해 독일의 대표적인 핫러너 시스템 제조사인 에비콘(EWIKON)사의 핫러너 시스템을 라인업에 추가함으로써 서비스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에비콘 핫러너 시스템

유럽 최첨단 기술력을 자랑하는 독일 에비콘사의 핫러너 국내 공급은 여러모로 관심 요소가 많다. 특히 국내 핫러너 시장이 특수 몰드를 제외하고는 Y사가 실질적으로 독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시장의 반응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에비콘사는 40여년의 역사와 함께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에비콘 핫러너는 특히 의료기와 실리콘 분야처럼 정밀성형에서 강점을 나타낸다. 제품 신뢰성이 높고 100만 쇼트 이상을 보증해야 하는 의료분야에서 검증된 기술력이다. 에비콘사는 밸브 게이트, 사이드 게이트 솔루션, LSR용 콜드러너, 공정 모니터링 유닛인 스마트 컨트롤 등 정밀기술을 통해 핫러너 시스템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며 의료분야를 넘어 자동차, 전기, 포장 등 산업 전 분야에서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한국제프란은 독일 에비콘(EWIKON)사와 지난해 연말 국내 대리점 계약을 맺었다. 이 대표는 에비콘사 관계자와 2~3번 미팅 후 곧바로 대리점 오픈을 결정했다. 이 대표가 에비콘의 국내 대리점을 맡게 된 이유 중 하나는 핫러너에 대한 오랜 관심에서다. 이 대표가 지금의 일을 하게 된 것도 거슬러 올라가보면 핫러너와의 인연이 자리하고 있다.

센서와 핫러너와의 인연

이 대표는 청년시절부터 센서에 관심이 많았다. 잘 다니던 자동차연구소를 그만두었을 때 독일 아헨공대를 다니던 이 대표의 사촌형이 핫러너 기술을 소개하고 관련 자료를 보내주었다. 당시는 금형분야에 종사하던 사람들도 핫러너에 대해 잘 모르던 시절이었다. 1980년대에는 대기업 수준의 새한미디어의 카세트와 동양정밀의 전화기가 핫러너 기술을 통해 생산됐다.

새한미디어에 근무중인 친구에게 물었을 때 국내에 핫러너를 사용하는 업체는 3군데 뿐이고, 새한미디어도 모두 일본 수입품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아헨공대에서 샘플로 만든 핫러너를 넘겨받은 이 대표는 국내에서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싶었지만 여건이 안돼 6개월을 놀았다.

그리고 사촌형에게 포텐쇼미터 영업을 제안받았다. 당시 사출성형기에 포텐쇼미터가 막 사용되기 시작했다. 포텐쇼미터를 취급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당대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이탈리아 제프란사와 연결됐다.

이후 이 대표는 제프란사의 제품을 기반으로 센서와 제어분야 사업을 하면서도 늘 마음 한편에는 핫러너에 대한 미련이 있었다.

이 대표는 여러 제조현장에 관여하면서 사출성형공정에서 해결되지 못한 많은 부분들이 금형에서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하면서 결국 금형까지 제대로 만들어 내야 최종적으로 플라스틱 산업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

센서에 대한 사업 시작으로 운명처럼 제프란사와 인연을 맺게 된 이 대표는 제프란의 전도사가 되다시피 했다. 당시 제프란사는 제어분야 세계 1위 기술력을 가진 기업으로 회사의 제어기술이 정말 뛰어났다. 하지만 글로벌화가 미진해 회사의 기술자료가 모두 이태리어였다. 이 대표가 사업에 뛰어들면서 제프란 관련 정보들을 영어로 번역해야했다. 그 즈음부터 제프란사의 이탈리어로 된 자료들이 모두 영어로 번역되는 일이 진행됐다.

하지만 이러한 글로벌화가 제프란사에는 오히려 독이 됐다. 로컬에서 탄탄하게 사업을 펼쳐오다가 갑자기 글로벌화 되다보니 기술과 인력의 유출이 심각해졌다.

제프란은 20년 전만해도 시스템 분야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연구원만 20~30명에 달할 정도로 원천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지멘스(SIEMENS)사처럼 자체 소프트웨어를 통해 운영했다. 소프트웨어 에서 제프란의 제어기술이 여전히 가장 앞서 있지만 하드웨어 투자가 받쳐주지 못해 사출제어 분야에서 현재 글로벌 주도권을 빼앗긴 상태다.

어느 분야에서든 영원한 승자는 없다. 위기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언제든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위기는 늘 찾아오고 그러한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할 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다.

플라스틱 업계의 위기

여러 가지 공정이 결합돼 있는 사출공정에서는 단 한 부분에서 이상이 생겨도 불량제품이 나온다. 수많은 기업들이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는 산업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국내 제조업계에 불어 닥친 위기를 개개 업체의 경영위기가 아니라 전체 시스템의 위기로 인식해야 하는 이유다.

그런 이유로 이재환 대표는 현재 국내 플라스틱 업계가 겪고 있는 위기에 대해 회사 차원의 고민과 대책을 넘어 업계 전체의 상황을 분석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등 부정적인 대외 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018년 7월 1일부터 산업계에 도입된 주52시간 근무제와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은 국내 제조업체에는 심한 타격이다.

하지만 플라스틱 업계의 위기가 모두 외부로부터 온 것만은 아니다. 이 대표는 오랫동안 관련분야에서 직접 업체들과 부딪치며 보고 느낀 점에 대해 “무엇보다도 국내 플라스틱 업계가 현실에 안주하면서 경쟁력을 잃어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냉철하게 지적했다.

업계의 불균형 문제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소재와 사출기 부문은 그나마 글로벌 경쟁력이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그렇지 못하다. 해외에서는 한국 플라스틱산업을 글로벌 4~5위 정도로 바라보지만 국내 현실은 그 정도에 훨씬 못 미친다”고 말했다.

현재 업계는 사업규모가 큰 대기업들이 소재산업 기반으로 플라스틱산업을 끌어올렸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실제로 국내 대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원료를 얼마나 생산하는지는 의문이다. 고부가가치 원료는 대부분 외국에서 수입되고, 범용 소재 중심으로 중국, 대만 등과 가격 경쟁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더 큰 문제는 업계의 불균형이다. 국내 플라스틱업계는 극과 극으로 갈려 있다. 소재업체는 규모가 너무 크고, 기계업체나 제품제조사는 너무 작다보니 협업도 잘 이루어지 않고 있다. 상위에는 세계적 기업인 S사와 같은 하이엔드 업체가 있고, 그 아래에는 겨우 인건비만으로 유지하는 영세기업들이 로우엔드를 형성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국내 플라스틱산업이 세계 랭킹 4~5위 정도로 평가된다고 하지만 그것을 세분화 시켜보면 사출은 그에 훨씬 못 미친다. 일본에 뒤지고 중국과의 격차도 크지 않다. 그래도 플라스틱 사출은 10위 안에 들지만 압출분야는 말 그대로 낙제수준으로 평가된다. 압출이 옛날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며 아날로그 방식으로 세팅을 고수한 결과다.

압출과 Industry 4.0

최근 산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Industry 4.0은 간단하게 말하면 모니터링을 통한 공장자동화 기술이다. 사출분야는 이와 관련해 활발하게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압출분야는 국내 업계에서 Industry 4.0에 대한 대비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뒤늦게 위기의식을 느끼곤 하지만 늦었다는 판단이다.

이 대표는 “5~6년 전에 압출기 회사에 방문해 그런 얘기를 하면 잘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왜 중국산과 국산을 비교하느냐고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는 이 대표는 그때 “철강은 모르지만 제어부문은 중국이 우리보다 더 앞선 부분도 있다고 현실을 얘기했을 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후 중국은 기술축적을 차근차근 해가면서 노하우를 쌓아갔다. 제어부문은 현재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고 기계제작 부문도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앞선 것도 있다. 중국산 압출기는 이제 모두 컴퓨터로 제어한다. 생산라인이 프로그램화돼 있어 외국인 노동자에게 공장을 맡겨도 균일한 제품이 생산된다. 국내산보다 좋은 기능에 기계 값은 거의 반값이다. 반면 구습에 젖어 있던 국내 압출기 회사들은 그동안 경쟁력을 잃고 사업을 접기도 했다. 프로파일 업체들은 중국에 완전히 밀려버렸고 현재는 컴파운드 업체만 버티는 정도다.

압출기도 컴퓨터 제어가 당연했지만 기존 압출기 업계는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다 변화의 기회를 놓쳤다.

한국제프란은 위기에 처한 압출제어 분야에서 오히려 기대를 걸고 있다. Industry 4.0이 대부분 사출제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압출의 자동제어도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압출기는 기계구조가 상대적으로 간단하지만 제어기술은 결코 간단치 않다. 이 대표는 사출보다 압출의 기술적 제어가 더 까다롭고 어렵다한다. 다만 압출은 원료와 깊은 연관관계를 맺고 있으니 우리의 강점인 원료의 기술력을 살려 업계가 긴밀히 협업한다면 희망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출제어의 새로운 트렌드

기계는 인체와 닮은 점이 많다. 예를 들어 맛을 잘 감지해야 실력 있는 요리사가 될 수 있듯, 인체기관이 잘 작동해야 감각도 뛰어나게 된다. 기계에도 감지를 담당하는 센서가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기를 만들어도 감지기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센서와 제어시스템은 사람으로 치면 오감과 두뇌에 해당된다. 사출공정에서 센서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온도, 변위, 압력, 로드셀 등 사출기에 센서들이 들어간다. 센서가 충분히 민감하지 못하면 기계는 제멋대로 돌아간다.

사출기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센서와 제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배럴의 수지 온도측정만 해도 민감한 문제이면서 검사 자체도 매우 까다롭다. 업체마다 검사방법에 따라 결과도 다르다.

이 대표가 현재 구상하고 있는 제어 방식은 금형에 센서를 부착하고 측정하는 게 아니라 기계에서 바로 측정하는 것이다. 기존의 방식은 금형 안에 센서를 설치해서 측정하는데 매번 모든 금형에 설치해 측정하면 비용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기계에 센서를 부착해 얻은 데이터가 금형에 센서를 설치한 것과 동일한 결과를 얻어낸다면 유지 관리측면에서 대단히 큰 비용절감이 될 수 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이 대표는 관련 센서를 아주대학교 CNSPPT사출성형기술분소와 협력해 시험해보고 시험결과는 차기 CNSPPT 교육 내용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Industry 4.0이 산업계의 화두가 되고 산업자동화가 고도화, 가속화됨에 따라 센서와 제어 시장의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제프란은 사출성형기를 직접 제어해본 경험을 토대로 공정의 사이클 등에 대해서도 축적된 기술력을 갖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제프란은 타이버 센서, 사출압 센서, 형체력 센서 등 기존에 해오던 센서분야 부품공급과 함께 기계 계측기 사업도 더 확대할 계획이다.

공신력 있는 검증기관의 필요성

이 대표는 “산업이 가격 경쟁에 매몰되면 결국 아무도 생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 산업구조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려면 공신력 있는 조직에서 제품 성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기계시험연구소를 만드는 일이 그렇다. 기계가 제조사양에 맞게 만들어졌는지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누가 검증하느냐?’의 문제가 남게 된다. 현 상황은 소비자가 그냥 기업의 말을 믿고 기계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KS, CE 같은 인증이 있지만 그건 안전인증이지 성능인증은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기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시험기관이 필요하다. 인증이관이면 더 좋겠지만 최소한 기기의 성능을 검증받을 수 있는 곳이 있어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러한 검증기관은 제조업체 입장에서 탐탁지 않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며 품질보증이 되면 결국 제품의 신뢰도가 상승하고 한국산 제품에 대한 신뢰도에도 좋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클러스터를 위하여

이 대표는 국내 플라스틱산업계가 경쟁력을 잃어버린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내부적으로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R&D 등 기초연구를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다. 플라스틱 산업계가 경쟁력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플라스틱 클러스터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일 아헨 공대의 세계 최대 플라스틱 가공연구소인 IKV와 유사한 산학협력 모델이 국내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재개발에서 중간단계를 거쳐 완성품에 이르기까지 R&D 통해서 통합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그런 협업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은 국내 학회가 그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업계에서 힘을 실어줘야 한다. 학회가 더욱 커지고 탄탄해지면 화학회사와 기계회사, 제품제조사가 함께 긴밀하게 협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

이 대표는 “한 건물에 플라스틱 관련업체들이 모두 입주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그런 연결고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재 산학협업이 잘 안 되는 이유가 능력이 못 미치거나 아직 절실하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다. 당장 원하는 답을 못 얻더라도 답을 얻는 루트까지는 만들어내야 그것이 한국 플라스틱산업의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첫걸음된다는 것이 이대표의 생각이다.

Tel. 02-869-4080 , www.gefk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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