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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한국크라이부르그고무
작성자 플라스틱코리아
글정보
Date : 2020/08/31 15:36

‘고기능성’ 테크니컬 고무 컴파운드

(주)한국크라이부르그고무 김창희 대표이사

 

고기능성 소재로 다시 뜨는 고무

복합소재 중에서도 가장 각광받는 소재를 하나 꼽으라면 탄소섬유를 기반으로 한 CFRP를 들 수 있을 것이다. 탄소섬유는 인장강도가 높고 내고온성과 내화학성이 우수하며, 열팽창이 적어 항공기, 자동차, 스포츠용품 등에 널리 적용된다. 특히 최근에는 환경이슈 등으로 자동차산업에서 경량화 요구가 거세지면서 자동차 내외장재로 CFRP의 적용분야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CFRP가 미래소재로 불리고 있지만 여기에는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다. 예를 들어 CFRP 소재를 자동차 루프에 적용할 경우 소음발생 문제가 생긴다. 비가 내릴 경우 CFRP 루프는 매우 둔탁한 소음을 발생시키는데 이는 감성을 중시하는 현대 소비자에게는 매우 큰 결함으로 다가온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 중 하나가 크라이부르그고무(Gummiwerk KRAIBURG)의 KRAIBON®을 이용하는 것이다. CFRP 소재에 KRAIBON®를 더하면 둔탁한 소음은 감성소음(Emotional Noise)으로 바뀐다. 뿐만 아니라 CFRP의 또 다른 단점인 충격 시 파편화되는 문제 또한 KRAIBON®을 통해 상당 부분 보완할 수 있고 안전성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즉 KRAIBON®이 경량화와 소음진동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책이 된다.

고무가 테크니컬 컴파운드와 복합소재로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산업계에서 무관심 속에 있었던 테크니컬 고무 컴파운드(TRC)가 최근 여러 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관심대상이 되고 있는 이러한 인식변화의 중심에는 (주)한국크라이부르그고무의 김창희 대표이사가 있다.

크라이부르그고무

고무가 처음 문명세계에 알려진 것은 콜럼버스의 항해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오늘날의 가황고무는 19세기 미국 화학자 찰스 굿이어(Charles Goodyear)의 우연한 발견에서 시작된다. 천연고무에 유황을 섞는 ‘가황’ 공정을 거치면 고무가 단단해지고 탄성이 커진다. 김 대표는 이는 마치 “쌀을 익혀 밥을 해먹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지우개, 도장, 바퀴 등 고무의 쓰임새가 늘어날수록 고무산업이 커져 1910~20년대에 이르러서는 아마존 유역에 고무왕국이 생길 정도였다.

고무산업의 중요성을 간파한 서구사회는 20세기 초 아마존의 야생고무를 기후가 적합한 말레이시아 등지로 가져와 재배를 시작했다. 전쟁 때 고무는 전차와 전투기 타이어로 사용되는 등 중요한 군수물자로 여겨져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이 동남아에서 고무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연합국에서 해상봉쇄조치를 내렸다. 이에 독일은 합성고무를 개발해냈고 그 저력을 바탕으로 오늘날까지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전후인 1947년 독일 바이에른 발트크라이부르그(Waldkraiburg)에서 가족기업으로 시작한 KRAIBURG는 이후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며 고무와 고무약품 그리고 우수한 고무가공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고무시장을 주도해왔다. 크라이부르그고무(Gummiwerk KRAIBURG GmbH & Co. KG)는 1970년대까지 건축 바닥재와 윈도우 프레임, 자동차재료, 산업용 엔지니어링 재료를 생산했고, 자동차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1990년대에는 매출의 약 50%를 자동차부품시장에서 올렸다. 오늘날 크라이부르그고무는 모든 고무원료 중 특히 불소고무, 실리콘 고무를 기반으로 자동차, 기계산업, 식품산업, 정유가스산업, 고무롤산업, 스포츠 등 많은 산업에서 고성능 고무제품의 재료를 개발생산하고 있다. 

한국크라이부르그고무 설립

경희대 화공학과에 입학한 청년시절 김 대표가 고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학과교수의 영향이 컸다. 1대 고무학회회장을 지낸바 있었던 지도교수의 영향으로 김 대표는 졸업논문도 고무를 주제로 썼다.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인 A전자와 중소기업인 K사에 나란히 합격했는데, 고민하던 그를 이끈 것은 당시 K사에 근무 중이었던 학교선배였다.

독일 KRAIBURG처럼 1947년도에 설립된 K사는 중소기업이지만 매우 탄탄한 회사였다. 김 대표가 직장생활을 시작한 1986년, 당시 국내기업들의 제일과업은 해외기술을 국산화하는 일이었다. 그가 맡은 일은 국내 펄프·제지회사에 납품하는 초지기용 고무롤을 제작하는 일이었다. 당시 초지기는 핀란드 수입제품이었지만 연수는 일본으로 갔다. 그런데 일본기술을 유럽제품에 적용하기가 참 힘들었다. 관료주의에 물들어 있던 일본회사 담당자는 회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기술서를 보내지도 않았다. 힘없는 나라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들었다.

회사 선배·동료들과의 갈등도 있었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는 김 대표를 그들은 이해하지 못했다. 짧은 시간에 독일과 일본, 한국기술을 모두 섭렵한 그는 무언가 변화를 갈망했고 그 즈음 IMF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경영성과 분석의 의견차이로 분위기가 뒤숭숭해졌다. 김 대표는 “이제 내가 떠날 차례가 됐다”고 판단하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 후 김 대표는 독일로 떠났다. 독일은 확실히 달랐다. 부장만 돼도 책상에 앉아 도장을 찍는 문화였던 한국과 달리, 독일 KRAIBURG는 직책과 무관하게 모든 직원이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였다. 이런 곳이라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당시 크라이부르그고무 회회장에게 한국지사를 제안했는데, 회장은 지분을 공동투자한 합자회사 설립을 역제안 해왔다. 독일 회장은 “우리와 동등한 조건으로 사업하길 원한다”면서 지분을 50 대 50으로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2000년도에 한국크라이부르그고무가 설립됐다.

험난한 파고를 넘어서

한국크라이부르그고무는 독일 크라이부르그고무와 기술 및 경영노하우를 기반으로 각각 절반의 지분으로 참여해 공동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합자회사로 범용 고무원료를 제외한 테크니컬 고무 컴파운드를 생산·판매하며 주로 자동차, 선박, 산업 엔지니어링, 전자제품 등에 들어가는 고무부품 재료를 취급한다. 김 대표가 합자회사를 설립한 이유는 기술에 대한 설움도 있었다. 합작을 안 하면 선진기술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이다. 확실히 ‘기술이전’ 부분은 성공적이었다.

문제는 경영이었다. 설립 이후 2년 만에 회사는 부도를 맞았다. 김 대표는 독일에 연락을 했고 본사로부터 차입금을 받아 경영을 이어갔다. 2007년이 되니 부채는 5억원으로 늘어났다. 잘 추진되던 일이 막판에 깨지는 일도 많이 생겼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가 벌어진 후 관련법 개정에 따라 철도차량의 바닥재를 난연재료로 사용하도록 지침이 바뀌면서 김 대표는 2004년도 H그룹과 계약하고 원료 납품을 준비했으나 계약 직후 H그룹 회장은 ‘AS가 너무 힘들 것 같다’는 이유로 계약을 무효화했다.

그러다 한 방독면 제조회사와 제휴를 맺게 됐다. 군용 방독면을 개발해 납품하는 사업에서 한국크라이부르그고무가 2호 업체로 등록됐다. 결국 이게 생존의 길을 열어주었다. 이를 통해 현대·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사업대상이 확장되는 계기가 됐다.

“다시 적자가 발생하면 차라리 죽겠다”는 심정으로 임했지만 2018년도 또 다시 적자가 났다. 2019년도는 적은 돈이지만 흑자로 돌아섰다. 이때부터 국내 조선업이 수주 호실적으로 호황을 맞았다. 조선 분야에는 엔진과 배관에 친환경 개스킷이 들어간다. 올해는 뜻하지 않은 코로나 시국을 맞게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 하반기가 시작되면서 자동차시장도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분위기다.

복합소재에 완벽성 더하는 KRAIBON®

국내산업계에서 기능성을 강화한 고무 컴파운드와 복합소재의 경우 그 산업적 잠재력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지는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풍력발전소의 거대한 블레이드는 지속적인 자외선 노출과 비바람에 의한 마찰로 피로도가 누적되면 수명이 급격히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실제 풍력발전소의 관리비용은 블레이드의 수리와 교체에서 발생하는데, 이 경우 KRAIBUG LEP(Leading Edge Protection)가 대안이 될 수 있다. KRAIBON®은 합성고무로 만든 얇은 필름으로, 수지와 섞으면 매우 강력한 소재가 탄생한다. 실제 테스트 결과를 보면 KRAIBON®의 충격완화 효과로 블레이드 수명을 최대 5배까지 늘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힘쓰고 있는 우리 정부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한국기계연구원 재료연구소의 담당연구원도 풍력발전소의 관리비용 절감을 위해 KRAIBUG LEP의 적용 필요성 인식을 함께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풍력발전소 블레이드 설계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또 최근에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라는 말이 떠오르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25년까지 운전자에게 새로운 이동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공언하면서 UAM를 예로 들었다. UAM의 핵심은 개인용 비행체(PAV)로서 이는 일종의 대형 드론 같은 것이다.

대형 드론은 경량화를 위해 FRP 같은 복합소재로 제작하는데, FRP는 비강도, 피로강도, 내식성이 강한 반면 내충격성, 압축강도 등은 낮은 편이다. 즉 낙하와 충돌 문제에 결정적인 약점을 갖고 있는 셈인데, FRP의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데 고탄성, 비산방지, 소음·진동방지 기능에 접착력까지 지닌 KRAIBON®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칼라 입고 일상생활로 들어온 KRAIWEAR®

고무의 단점 중 하나는 다양한 색 표현이 어렵다는 점이다. 그래서 고무제품들의 색상이 흑색과 회색이 주를 이루다보니 오일 씰, 밸브, 고무롤 접착층 같은 산업용 부품으로는 많이 사용돼 왔지만 일상 생활용품에 적용되는 사례는 흔치 않았다. 

반면 최근 크라이부르그고무에서 론칭한 신제품 KRAIWEAR®는 100가지 이상 칼라 구현이 가능한 제품으로 스포츠용품, 장난감, 전자제품, 자동차 인테리어, 오디오부품, 스피커 부츠, 가구, 문구류 아이템까지 다양하게 적용되고 활용도가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KRAIWEAR®는 고무 재질 특유의 재질감과 탄성, 다양한 칼라 구현이 가능하면서도 -35°C~200°C(FKM) 까지 커버하는 열 안정성, 내화학성, 내유성, 내후성, 내수성 등의 특성을 지녀 인테리어 제품에서 아웃도어 제품에 이르기까지 활용범위가 매우 넓다. 특히 KRAIWEAR®라는 이름에서 암시하고 있듯, 피부염증이나 세포독성작용으로부터 안전해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 가능한 것도 큰 장점이다.

실제 APPLE(애플)의 손목시계 스마트워치에는 KRAIWEAR®가 적용돼 있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한국사회는 크리에이티브가 늘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얘기한다. APPLE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스마트워치의 경우도 사실 국내 S기업이 먼저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걸 놓쳤기 때문이다. 이전에 비해 많이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국내기업은 시장 선도자(First Mover)로서 보다는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에 더 익숙해져 있는 모습이다. 

내부와 외부를 동시에 만족시켜라

김 대표는 “국산화가 무조건 다 좋은지 묻는다면 꼭 그렇지도 않다고 대답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제는 효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원천기술을 갖는 건 중요하지만 모든 기술들에 대해서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인지 합리적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

독서를 좋아하는 김 대표는 직장생활 시절 읽었던 신문 칼럼의 한 구절을 꺼냈다.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썼던 칼럼에서 발췌한 문장이다. “고객만족이 유행할 때 오히려 내부조직을 만족시켜라.” 당시는 ‘고객만족’이라는 말이 한창 유행했던 때로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고객만족’을 제일가치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김 대표는 회의실에 걸려 있는 액자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내부외부고객을 만족시켜라.” 회사설립 이전부터 김 대표가 늘 가슴에 품고 있는 생각이다. 외연을 확대하는 만큼 동시에 내실을 다질 때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고 크리에이티브가 도출될 것이며, 그렇게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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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8   (주)파우스 지용근 대표이사 플라스틱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