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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JK머티리얼즈(주) 민남규 대표이사 회장
작성자 플라스틱코리아
글정보
Date : 2020/12/30 10:14

“폐플라스틱 문제, 이제는 과학으로 풀어야”

JK머티리얼즈(주) 민남규 대표이사 회장

 

본지는 제9회 플라스틱산업의 날 기념행사에서 대상인 ‘자랑스러운 플라스틱산업인상’을 수상한 민남규 제이케이머티리얼즈(주) 대표이사 회장을 만나 수상소감과 함께 플라스틱 산업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민 회장은 지난 1973년 회사 설립 이후 48년간 모기업인 자강산업을 비롯해 국내외 8개 법인과 12개 사업장을 이끌며, 연 매출 2천 500억원, 임직원 600여 명 규모의 건실한 중견기업을 일군 성공한 기업인이며 2014년에는 아시아 포브스지에 의해 ‘아시아 기부왕’에 선정되는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앞장서 오고 있다.

 

제9회 플라스틱산업의 날 기념행사에서 ‘자랑스러운 플라스틱산업인상’을 수상했는데, 소감 부탁드립니다.

플라스틱을 업으로 수십 년간 일 해왔던 사람으로서 영광스러운 일이죠. 운이 좋아서 이런 상을 받은 것 같습니다. 50년 전에 처음 플라스틱산업에 입문했는데, 당시 최고산업이었던 가발산업에 종사했다면 이 상을 받지 못했겠죠. 반면 플라스틱산업은 대한민국의 성장과 함께 해왔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플라스틱업계에 있다고 하면 죄인 취급을 받는 게 요즘 세상 분위기라 마냥 즐거워할 수만도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플라스틱 업을 한다는 게 부끄러운 일이 돼버렸어요. 우리 사회에는 플라스틱에 대해 잘못 알려져 오해와 비난으로 모순된 태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환경연합 초청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플라스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더군요. 그래서 저는 참석자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플라스틱을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플라스틱으로 만든 옷을 입었나요?” 아이러니하게도 플라스틱을 많이 쓰는 사람일수록 비난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사실은 플라스틱에 대해 잘 몰라서 일수도 있지만 입으로는 ‘나쁘다, 나쁘다’ 하면서 다 쓰고 있거든요. 저는 오히려 플라스틱 문제는 과학으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립 50주년을 향해가고 있는데,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려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했는데, 당시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업은 매우 한정적이었습니다. 마침 전공 교수님이 회사를 설립해 제가 입사하게 됐고 그게 플라스틱과 인연을 맺은 계기가 됐습니다. 그런데 그 회사가 2년 만에 폐업하게 됐는데 주변 거래처에서 도와준다고 해서 직접 창업을 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플라스틱 사출 케이스 전문 자강산업, OPA·OPP·PE 등 연포장 필름 종합메이커 JK머티리얼즈, 안정제 및 첨가제 제조전문 KD CHEM, 농업용·공업용 포장필름 제조전문 자강, 플라스틱 가구부품 및 자동차 플라스틱 연료통 부품을 주로 제조하는 JKN 등 5개의 국내 법인과 멕시코 케레타로에 진출한 가전부품 및 PE수축필름 전문제조 YOUNG CHEM, 중국 산동의 농업용·공업용 PE필름 제조사인 산동자강유한공사, B2B 원자재 및 부품 공급기업 산동KDC 등 3개의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70년대 당시 활동하던 기업 중 오늘날까지 살아남은 기업은 3%정도 뿐인 것 같네요. 자강산업은 1983년에 삼성전자 가전부품을 생산하는 협성회 회원사가 됐는데 현재는 200여개의 협성회 회원사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회사 중 하나가 됐습니다.

 

플라스틱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지요?

한국은 플라스틱 원료 강국으로, 대기업 기반이 탄탄해 부품제조에도 강하고, 섬유산업 같은 연관분야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하며 잘 해내고 있습니다. 국내 플라스틱업체는 2만여 개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를 자랑합니다. 플라스틱산업은 국내 제조업에서 기간산업 역할을 담당하지만 사실 플라스틱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 정도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플라스틱은 인간의 삶을 윤택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소재입니다. 요즘 코로나 시대에 플라스틱만큼 보건위생에 공헌하는 소재가 또 어디 있을까요? 마스크와 가림막은 생산량이 100배는 늘어난 것 같아요. 이런 제품을 나무나 유리로 만들 수 있을까요? 플라스틱만이 가능합니다.

오래전에 정신과 의사인 이시형 박사와 사하라 사막에 갔을 때 그분이 모래바람에 날리는 비닐을 가리키며 ‘저거 당신이 만든 것 아니냐’며 농담을 했습니다. 그때 제가 이렇게 되물었죠. “돌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 걸 보니 여기도 한때 사람이 살았던 것 같은데, 환경이 파괴되면서 불모의 땅이 된 것 같아요. 만일 플라스틱이 없다면 지금 지구상에 나무가 남아 있을까요?” 저는 오늘날 지구의 환경을 살린 게 오히려 플라스틱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00년간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쇠나 나무는 사라졌을 겁니다. 이 박사는 그 후로 ‘플라스틱은 쓰레기’라는 소리를 안 합니다. 이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할 때입니다. 플라스틱은 쓰레기가 아니고 자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친환경’이나 ‘재활용’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국내 업계와 정부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요?

플라스틱 환경오염 이슈가 확대되면서 최근 미디어에 의해 주목받고 있는 것이 생분해 플라스틱입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이 국내외에서 사용 가능 인증을 받으려면 일정 조건(온도 58℃±2℃)에서 6개월간 방치됐을 때, 통상 70~90% 분해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는 자연환경에서 꾸준히 58℃를 넘는 상황이 얼마나 있을지 의문이라는 점이죠. 게다가 생분해 플라스틱은 열에 약하고 강도가 떨어져 재활용이 불가능한 데다, 일반 플라스틱 제품과 별도 분리해 폐기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플라스틱의 재활용까지 더 어렵게 할 수 있습니다.

일반 플라스틱의 재활용에서도 선별·세척·건조·용융의 과정을 거쳐 다시 재생원료로 만드는 과정에서 비용이 크게 상승합니다. 종이는 비교적 재활용이 용이해 자원으로 분류되는 반면 플라스틱은 리사이클링 공정비용이 높아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신재가 너무 싸기 때문에 플라스틱 재생원료의 경쟁력이 없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과학적 해결방법 중 하나가 시멘트 소성로를 이용한 에너지 회수인데 이 방법이 현재 그나마 경제성이 있다고 봅니다. 국내 수입품 중 에너지 분야가 37%를 차지하는데, 폐플라스틱을 에너지 회수에 이용하면 경제적으로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죠. 시멘트 소성로를 이용한 에너지 회수(가연성 폐기물 연료대체율)는 국내의 경우 2018년 기준 23%를 기록했습니다. 독일의 경우 70%에 근접합니다. 유럽 수준으로 높이려면 정부의 재활용 설비 개선지원, 지역민의 부정적 인식개선, 법적 규제 완화가 필요합니다.

원유에서 나온 플라스틱을 복원하면 좋은 연료가 됩니다. 2,000°C까지 올라가는 시멘트 소성로는 플라스틱 폐기물도 완전히 분해돼 원소화가 됩니다. 플라스틱은 원유에서 정제됐기 때문에 유연탄보다 훨씬 열량이 높아 화석연료 대체효과가 있습니다.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폐플라스틱을 신재생에너지로 지정해주면 좀 더 적극적으로 에너지 사업을 펼칠 수 있지 않을까요? 전 세계 바다에는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거대 쓰레기 섬들이 떠돌고 있다고 하는데, 그걸 끌어다가 에너지로 회수한다면 지구환경도 살리고 경제적 이윤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게 과학이잖아요. 이걸 정치가 해주어야 합니다.

한일무역갈등과 보호주의무역,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까지 대내외적 어려움 속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응방안이 있을까요?

코로나 팬데믹 초기상황에 국내업계도 전반적으로 힘들긴 했지만 사실 제조업 중에서 플라스틱업계는 비교적 양호한 상황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 가림막 등 보건위생용품과 일회용기, 포장재 등의 생산은 오히려 가파르게 상승했고, 가전과 가구 소비도 늘었습니다. 국내 자동차산업도 초반에 조금 힘들었다가 해외 자동차 공장들이 대부분 셧다운되는 바람에 오히려 국내 자동차 공장은 풀가동하는 상황입니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마스크를 예로 들면, 지난해 여름 전 세계적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었을 때 한국은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수출금지 품목으로 지정해 9월 초까지 유지하는 바람에 수출 골든타임을 놓쳤는데, 중국이 그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습니다. 정부의 제재만 없어도 기업들은 알아서 잘할 텐데, 오히려 규제 때문에 발목이 잡히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유시장체제에서는 자유경쟁이 벌어집니다. 기술이 좋은 회사는 성장할 것이고 실력 없는 기업은 도태될 것입니다. 이렇게 순환이 되면서 산업은 발전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탄탄한 대기업이 많으니까,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가능한 납품처가 있다는 점에서 시장여건은 좋은 편입니다. 이렇게 10여년 열심히 하다 보면 일본도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기업을 운영해온 경영철학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예전에 회사 사훈을 만들 때, ‘분위기 좋은 회사’라는 말을 써 붙였습니다. 지금은 ‘아하(AHA)’ 정신을 강조하는데, 진취성(Advancement)과 좋은 분위기(HArmony)를 통해 직원들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남이 하는 걸 보고 따라 했다면, 앞으로는 우리가 새로운 환경을 선도해 나가야 합니다.

그런 이유로 최근 큰 투자결정을 했습니다. 시장에 아직 없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일입니다. 파일럿 제품을 시장에서 사용해보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준비중인데, 2022년 초면 설비가 들어올 예정입니다. 남들이 안 하는 아이템을 내가 앞장서서 하는 건 불안한 일이지만 세계를 선도해가려면 그런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올 1월부터 유럽의회는 재활용이 불가능한 혼합재질 폐플라스틱에 대해 kg당 0.8유로의 세금을 부과합니다. 이제는 ‘친환경’, ‘재활용’을 떠나 벌금을 안 내려면 어쩔 수 없이 동일재질 제품으로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플라스틱 폐기물이 워낙 많이 발생돼 업계 종사자들이 죄인 취급받고 있지만 반대로 이 상황은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도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을 해보자”고 독려하고 있습니다.

 

2014년, 아시아 포브스지에 ‘아시아 기부왕’에 선정될 정도로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서고 계신데,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요?

기업이 돈을 벌면 당연히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CSV(공유가치창출)라고 하죠. 단순히 사회적 책임을 넘어 우리가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기업이 앞장서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후원과 기부를 해오고 있지만 그중 특별히 의미 있는 사례는 고려대학교와 약정을 맺고 생태복원연구소를 설립한 일입니다.

제 호인 ‘오정’을 따서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OJERI: OJEong Resilience Institute)’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 기부금 50억원과 고려대학교 기금 50억원을 합쳐 100억원으로 노벨상 수상자를 초빙해 연구소를 만들어 단과대학 차원에서라도 세계적 수준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 되진 못했지만 현재는 생태복원연구소로서 역할을 다 하고 있습니다. 유능한 인적 자원도 많고 국가 프로젝트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생태복원연구소로는 아시아에서 제일 크다고 합니다.

연구소에서는 원래 오염된 물과 토양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주로 하는데, 최근에 저의 제안으로 플라스틱 재활용을 추가했습니다. 열 회수나 화학적 회수를 통한 플라스틱 재활용도 일종의 생태복원이니까요. 지난해 11월에는 오정리질리언스 연구원과 (재)기후변화센터, 기후변화행동연구소가 공동으로 쓰레기 위기 대응을 협의하기 위해 구성한 가상마을인 ‘쓰레기 에너지 회수 마을’을 론칭 했습니다. 또 그에 앞서 국내 최초로 세계적 과학 학술지 ‘네이처’와 함께 ‘플라스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세계포럼도 개최했습니다.

 

업계에 전하고 싶은 말씀은?

많은 업체가 위축돼 있고 특히 자영업자들은 매우 힘든 상황인데,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플라스틱업계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입니다. 코로나 시국에 플라스틱 소비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지금이 위기이긴 하지만 반대로 상당히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큰 도약을 위해서는 한번 움츠렸다가 뛰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기업이 더 건강해지는 계기가 되니까요.

해외업체들이 가동을 멈춘 곳들이 많으니 오히려 지금이 기회입니다. 더 좋은 제품으로 이미지를 개선하고,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경쟁력이 중요합니다. 국내 산업은 황무지에서 하루 두 끼만 먹고 버티면서 이만큼 이루어냈습니다. 그런 정신이 있었기에 한국 제조업이 오늘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는 플라스틱제품을 만들면 폐기물 분담금을 내야합니다. 100년 가는 파이프를 만드는 업체도 100년 후가 아니라 지금 폐기물 분담금을 내고 있습니다. 폐플라스틱은 쓰레기가 아니라 소중한 자원입니다. 그에 맞는 정책과 제도를 만들어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없는 걸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있는 걸 잘 발전시키면 사업이 됩니다. 앞서 얘기했듯, 오대양에 떠 있는 해양 폐플라스틱물을 에너지로 환수한다면 에너지 수입 대체효과도 볼 수 있고, 지구를 살리는 데도 공헌할 수 있습니다. 과학으로 풀면, 생산원가가 떨어지고 경쟁력도 생기게 됩니다.

플라스틱은 지금도 좋은 물질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지만 앞으로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대단한 물질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새해에는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 더욱 분발해 기업이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하길 기원하겠습니다. 

Tel. 031-458-2050

www.jkmaterial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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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0   한국플라스틱제조업협동조합 정철수 이사장 플라스틱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