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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스크 경제와 포스트 코로나
작성자 플라스틱코리아
글정보
Date : 2020/06/02 11:15

마스크 경제와 포스트 코로나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해 보고된 이후 코로나19(COVID-19)는 빠른 속도로 확산되며 5월 들어서는 전 세계 감염자 수가 500만명을 넘어섰다. 국가별 지역봉쇄와 자가격리,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비심리는 위축되고 산업 전 분야에서 생산과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전 세계에 가한 글로벌 쇼크는 단순히 의료보건이나 정치경제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바꾸어놓았다. 세계 곳곳에서 세정제 사용이나 마스크 착용 같은 보건위생이 일상화되었다. 특히 코로나19의 강력한 전파력은 마스크 착용에 거부감이 강한 서구사회에서도 보건 마스크를 피할 수 없는 선택지로 만들어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선두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 테라퓨틱스를 비롯해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등이 내년 백신 시판을 목표로 임상시험에 돌입했거나 돌입할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이들 백신 개발이 코로나19 감염 종식을 위한 최종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중국 저장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변종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다양한 변종의 출현은 백신개발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 다양한 감염경로를 통해 전파되고 무증상 감염의 특성까지 지닌 코로나19의 강력한 전파력은 많은 사람들에게 보건 마스크를 쉽게 벗어던질 수 없는 이유를 제공한다.

 

성장하는 개인보호장비(PPE) 시장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 Inc.)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개인보호장비(PPE) 시장규모는 2016년에서 2027년까지 예측기간 동안 6.7%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2027년에는 940억 달러(1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광산업, 긴급대응, 군대 및 경찰, 의료 및 소방 분야 등에서 호흡기 장비의 수요증가와 함께 향후 수 년 동안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화된 산업안전규정은 개인보호장비 시장을 주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산업체에서 근로자 안전을 위한 의무정책이 PPE에 대한 수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규정에는 다른 산업이나 상업 분야에서 보호에 필요한 개인보호장비 유형에 관한 항목들도 포함된다.

물론 이 리서치 전망에는 코로나19의 영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개인보호장비의 수요가 매우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짧은 기간에 진행된 감염 확산으로 전 세계는 진단키트, 보건 마스크, 세정제, 온도계 등 보건위생용품의 공급부족 사태와 직면해야 했다.

특히 보건 마스크의 경우 미국·유럽 등 서구의 주요 국가에서 의료진들에게 정상 보급되지 못함으로써 의료진들의 집단감염이라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루 1000만개를 생산하던 국내에서도 한시적 마스크 수출금지를 실시하고 공적마스크 제도를 도입하기 전까지는 마스크 대란 사태를 겪어야 했다.

 

국내 마스크 시장현황

5월 기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 허가받은 국내 보건용 마스크는 1,488종, 하루 생산물량은 1200만장(KF80 이상 등급) 이상이다. 보건 마스크 시장 규모는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했다. 2016년엔 152억원, 2017년 337억원의 작은 시장에 불과했던 것이 2018년부터 거세진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으로 2018년에는 연간 1145억원 규모로 커졌다.

마스크 생산업체들은 코로나 감염증 발병 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를 막는 보건용 마스크와 수술용으로 쓰이는 의료용 마스크 등을 생산해 약국과 병원 등에 납품해왔다. 수요가 일정한 의료용 마스크와 달리 보건용 마스크는 날씨와 계절에 따라 수급이 일정치 않아 창고에 재고를 쌓아두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전염성이 높은 코로나19 발병 후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일었다. 개당 마스크 가격은 최대 10배까지 치솟았고 마스크 제조업체들은 공장 풀가동에 들어갔다.

마스크를 생산하지 않던 공장들도 설비를 추가해 마스크시장에 뛰어들었다. 마스크 생산은 설비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는,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 중 하나로 손꼽힌다. 코로나 전염병이 본격화되기 전 100여개 남짓하던 마스크 제조업체는 짧은 기간에 150여개로 1.5배 늘었다. 하루 생산량도 평균 300만~500만개 수준에서 현재는 1200만~1500만개까지 확대됐다. 생산량이 늘면서 마스크 시장규모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6월 30일까지 마스크 생산업체에 당일 생산량의 80% 이상을 정부 계약을 통해 공적판매처로 납품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1000만개 기준으로 이를 개당 판매가격인 1,500원으로 계산해보면 약 150억 규모다. 여기에 나머지 생산량 20% 가량도 최소한 공적 판매가격 이상으로 판매된다고 가정했을 때 하루 시장 규모는 최소 18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를 한 달로 환산하면 5400억원, 1년으로 환산하면 6조 4800억원이다. 물론 이는 현 상황이 유지되고 생산된 마스크가 전량 판매됐을 경우를 단순 가정한 수치이다.

 

세계 마스크 시장현황

우리뿐 아니라 전 세계가 마스크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마스크 생산능력을 갖춘 대부분 국가들이 앞 다퉈 생산량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마스크경제’가 불붙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유의미한 마스크 생산시설을 갖춘 나라는 한국, 중국, 대만, 일본 등 동북아 4개국을 포함해 15개국 정도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최근 의료·전자 생산업체까지 마스크 시장에 뛰어들면서 9,000여개 생산업체가 난립한 상황이다. 중국 기업정보 제공업체 톈옌차(天眼査) 통계에 따르면, 경영 범위에 ‘마스크’를 포함한 중국 기업은 2만 1000곳이 넘지만, 의료용 마스크 생산자격을 갖춘 기업은 350여 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업체들의 하루 평균 마스크 생산량은 1억 1600만장(2월말 기준)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분량이다. 이 외에도 대만은 1월말 기준 400만장 수준이던 마스크 생산량을 3월말 기준 1300만장까지 끌어올렸고 일본과 프랑스 역시 마스크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과 4월 미국의 마스크 해적질이 언론에 보도돼 화제가 됐을 정도로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혹독한 코로나 후폭풍을 맞고 있는 미국은 심각한 마스크 부족사태에 직면해 있다. 5월 말 기준, 누적 확진자 170만명 이상, 사망자 10만명 이상, 그리고 하루 확진자 증감수는 꾸준히 2~3만명에 달하고 있다.

IBIS World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마스크를 포함한 호흡기 보호장비의 미국 시장 규모는 0.3% 감소했으며, 2020년 시장 규모는 10억 달러 규모로 예상됐다. 또 미국 호흡기 보호장비 시장에서 제조, 건설 등 산업용 마스크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면, 보건용 마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보건용 마스크의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코로나 사태 이후로도 바이러스 및 전염병 예방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일반 대중들의 마스크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보건용 마스크 판매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공공장소에서 일반 대중의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됨에 따라 마스크 수요가 공급량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구조적으로는 여전히 산업용 마스크의 비중이 크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전환될 것을 감안하면 보건용 마스크 비중은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엇가리는 ‘마스크 경제’ 전망

현재 시판되고 있는 보건용 마스크 주력 제품은 멜트 브라운(Melt Blown; MB) 방식으로 제조된다. MB 부직포는 PP와 같은 열가소성 고분자를 용융해 노즐을 통해 압출 방사하는 부직포 제조방식으로, 방사 시 고온·고압의 공기를 용융된 고분자에 부여해 연신하고 극세화된 상태로 컨베이어 벨트에서 적층하여 잔열에 의한 자기접착성으로 결합함으로써 부직포 형태로 제조하는 기술이다. 대개 제품 가운데 들어가는 핵심 원자재인 MB 필터는 국내에서 조달하고 제품 앞뒷면을 구성하는 부직포는 중국산을 쓰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 한철 장사로 취급 받던 마스크가 코로나 사태 국면에서 귀한 몸이 됐지만 이러한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 코로나 감염증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보건용 마스크 수요 증가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나면 마스크 과잉공급 현상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 선진국들이 마스크 설비 투자를 안 하는 이유에 대해 마스크 설비는 간단하고 저렴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코로나19 여파로 향후 1년 정도는 장사가 될 수 있지만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는 문을 닫아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에서 생산하는 마스크 품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이다. 마스크 생산 국가들이 나름의 인증기준을 세워 품질관리에 나서고 있지만 보건용 마스크의 핵심 재료인 MB 필터용 부직포 기술력은 한국이 최고 수준이란 평가다. 네덜란드와 캐나다 등지에서 품질 문제로 다량 리콜 판정을 받았던 중국산 보건용 마스크와 비교되는 대목이다.

한편 기존 일회용 마스크를 대체하는 세탁 가능한 재사용 마스크 제품의 상용화도 본격화되고 있다. 영국에 본사를 둔 그래핀 원료기업 헤이데일(Haydale)은 태국의 그래핀 제품기업 IDEATI와 함께 그래핀의 항균성을 활용해 최대 10번 세탁이 가능하고 가격도 저렴한 마스크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국내 그래핀 섬유전문기업 아이지에스에프(IGS.F)는 그래핀 복합섬유 그래핀텍스를 출시하고 양산에 돌입했다. 아이지에스에프의 그래핀 기능성 마스크는 자체개발한 그래핀 필터와 특수발수커버가 적용된 3중 구조 기능성으로 기존 MB 정전기 여과방식과 다르게 MB 표면여과 방식으로 오염물질이 표면에 축적, 필터링 되어 내부로 침투하지 못하며 세탁 후에도 포집효율의 감소가 적어 재사용이 가능하다.

 

자유무역 위기와 보호무역 회귀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 기승을 부리면서 전 세계 수많은 국가들은 심각한 의료용품 부족사태와 의료 시스템 붕괴에 직면해야 했다. 특히 서구사회에서는 일반국민뿐 아니라 의료진조차 마스크를 구하지 못함으로써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등 의료진 감염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됐다.

이렇듯 코로나 사태로 벌어진 전 세계 마스크 부족사태는 자유무역에 기반을 둔 글로벌 산업구조에 중대한 의문점을 제기했다. 현재 대부분 서양 국가들은 필요한 마스크를 자급자족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내 판매량의 90%는 해외에서 생산되며, 대부분 유럽 국가들도 마스크 수요를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해오고 있다. 반면 전 세계 마스크의 50%는 중국이 생산한다. 코로나 확산으로 ‘세계의 공장’ 중국이 멈추자 서구사회도 말 그대로 셧다운 되고 말았다. 보건 안보에 치명적인 구멍이 발견된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코로나19 감염증이 종식된 이후 세계 각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무역장벽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통상환경의 변화’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경제 호황기에 발생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코로나19는 미국발 보호무역 확산 와중에 일어나 세계화를 둔화시키고 탈세계화를 가속화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국제 공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오히려 각국은 보건 물자를 중심으로 앞 다퉈 수출제한조치를 하고 미국과 중국은 코로나19 책임공방으로 갈등을 키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WTO에 따르면 4월 22일 기준 전 세계 80여 개국이 의료제품과 식품에 대해 수출제한조치를 취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마스크 부족사태는 세계 주요 국가들에 보호주의 무역으로 회귀할 구실을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는 각국이 코로나19 이후에도 경제개입의 정도와 범위를 늘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국은 당장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자국기업을 위한 지원대책을 대거 발표하고 있다. 이런 조치들은 글로벌 자유무역경제 차원에서보면 불공정 경쟁의 원인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크다. 인도, 독일, 이탈리아 등 주요국은 코로나19로 자금난에 처한 자국기업들이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저가로 매수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외국인 투자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중국의 대미 투자를 억제하고 있는 미국은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업종에 대한 국유화 조치까지 고려 중이다.

 

포스트 코로나의 비대면 경제

가장 주목할 점은 코로나 19로 인해 해외생산의 약점이 드러나면서 각 국가들이 보건제품과 핵심산업의 본국 생산을 늘리고 주요산업을 본국으로 복귀시키려는 리쇼어링 정책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마스크·소독제 등 방역물품 생산을 대부분 아시아 지역에 의존해 왔으나 코로나 감염증으로 손세정제와 마스크 공급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되자 유럽과 미국 등 현지기업들은 임시방편으로 생산라인을 변경해 방역제품 생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

화학기업 바스프는 소독제를, 트리게마나 에테르나 같은 의류 회사는 마스크를 생산하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 제조사 포드와 람보르기니도 안면 보호막과 마스크 생산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세계 각국은 코로나19를 통해 ‘국내공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 해외 기반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각국 정부들도 자국 기업들의 생산시설 복귀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깨달음은 따로 있다. 일부 감염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코로나 시대 이전의 생활로는 돌아갈 수 없을 거라고 단언한다. 코로나19는 지구촌의 일상풍경을 바꾸고 놓고 있다. 코로나 이후로도 ‘생활 속 거리두기’는 지속될 것이다. 사회·경제·문화와 연결된 전 영역에서 비대면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사실 현대사회는 IT, IoT, AI, 로봇기술 등을 통해 이미 비대면화 되는 과정에 있었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환경적 압박과 적응속도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보다 정확한 진단이다.

이제 우리는 세계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맞고 있다. 생산과 소비 현장에서도 비대면 프로세스와 서비스는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비대면 경제체제에서 기존 산업들은 어떤 전략으로 사업을 모색하고,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남을 것인가를 근본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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