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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친환경·재활용 시장 확대에 앞장서는 화학업계
작성자 플라스틱코리아
글정보
Date : 2020/09/25 09:55

친환경·재활용 시장 확대에 앞장서는 화학업계

 

최근 화학업계가 친환경·재활용 소재 출시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연소재를 첨가하거나 플라스틱이나 섬유 부산물 등을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친환경·재활용은 환경보호를 넘어 화학업계의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프리미엄 시장인 미주, 유럽을 중심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친환경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화학사들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유럽연합은 내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arbon Border Adjustment)’를 도입할 계획인데 이 제도가 실시되면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수입품에 탄소세가 부과된다. 친환경·재활용 소재 개발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점점 사활이 걸린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친환경이 경쟁력이다”

국내 화학사들은 친환경 소재를 개발해 제품생산업체와의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학사들이 재생 가능한 원료나 섬유소재 등을 만들고 전방산업은 이를 제품에 적용한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화장품 및 식품용재생 폴리프로필렌(PCR-PP) 소재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FDA 인증을 받은 상태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해당 소재는 소비자가 사용한 화장품 용기를 수거해 플라스틱 재생원료로 만들고, FDA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가공공정을 거쳐 PCR-PP로 재탄생했다.

이 소재는 화장품 시장 요청에 따라 플라스틱 재생원료를 30~50% 함유한 등급으로 개발됐다. 이르면 10월부터 롯데케미칼의 재생 폴리프로필렌 소재가 시장에 출시된다. 지속 가능한 포장용기 사용에 대한 세계적 흐름에 힘입어 PCR-PP의 수요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외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화장품 포장재를 100% 재활용하거나, 플라스틱 재생원료로 만든 제품을 50%까지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Project LOOP’를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재생 소재인 rPET, rPP, rABS, rPC 등을 개발해 모바일, TV 등 생활가전 소재 적용 비율도 더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섬유소재 ‘마이판 리젠 로빅’을 개발해 세계 1위 아웃도어 백팩 브랜드인 오스프리(OSPREY)에 공급하며 글로벌 친환경 섬유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효성티앤씨가 개발한 ‘마이판 리젠 로빅(MIPAN regen® robic)’은 세계 최초의 친환경 나일론 고강력사 브랜드로 섬유제품 생산단계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소재다.

가볍고 인열강도(천을 찢을 때 저항하는 힘)와 내마모성이 뛰어나 배낭·작업복·수영복 등 아웃도어 제품에 적합하다. 재생 나일론 섬유는 1kg 생산 때마다 6∼7kg의 CO2 온실가스 절감효과가 있어 대표적인 친환경 섬유로 꼽힌다.

글로벌 친환경 섬유시장의 규모는 연평균 약 10%씩 성장 중이며 2025년에는 약 700억 달러(한화 약 8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효성티앤씨의 친환경 섬유부문 매출도 2017년부터 매년 2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MIPAN regen®(나일론), regen®(폴리에스터), creora regen®(스판덱스) 등 친환경 섬유제품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리사이클링을 넘어 업사이클링으로

고부가 제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국내 화학업계는 산업계의 친환경 생태계 조성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자원 선순환으로 환경을 보호하면서 경제성까지 포섭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글로벌 산업계에서 재활용이 옵션이 아니라 필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화학업체들이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플라스틱 재활용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LG화학도 최근 ABS 부문에서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수 있는 혁신적인 업사이클링 기술을 확보했다. ABS는 가공성이 우수하고 다양한 색을 입힐 수 있어 자동차 내장재를 비롯해 헬멧, 가전제품, 레고 블록 등에 폭넓게 사용되는 소재다.

연간 약 200만톤에 달하는 ABS를 생산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LG화학은 지난해 재활용 ABS 개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ABS는 여러 제품에 사용되는 만큼 제품 폐기 후 소재 활용을 고심해야 했다. 여기에 애플, 코카콜라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를 사용해야 납품을 받겠다는 정책을 고수하고 각국 정부도 관련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플라스틱은 기다란 분자가 끊임없이 얽혀 있는 형태를 띠는데, 시간이 지나면 분자가 끊어지면서 강도가 떨어지고 색이 바래는 현상이 발생해 이를 재활용하면 물성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또 재활용 과정에서 가전제품을 파쇄해 ABS만 분리해내거나 색상별로 구분하는 것도 불가능해 그동안 검은색과 회색만 만들어졌다.

LG화학은 1년여 만에 끊어진 분자를 이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신재 ABS와 물성이 동등하고 흰색을 띠는 재활용 ABS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유럽연합(EU)의 에코라벨을 획득한 덴마크 명품 패브릭 브랜드 크바드라트(Kvadrat)와 협업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녹여 만든 실로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액세서리를 제작했다. 이는 일종의 세계적 트렌드인 ‘업사이클링(upcycling)’과 맞닿아 있는데, 사용 가치를 다한 물건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업사이클링은 자원 순환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갤럭시 S20+의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폐플라스틱병을 녹여 작은 칩 형태로 만들고, 이를 실로 만든 뒤 여러 가지 색상을 입힌다. 이후 염색한 실을 스마트폰 케이스 제작 섬유로 만든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500㎖ 용량 플라스틱병 1개로 갤럭시 S20+ 케이스 2개를 만들 수 있다. 또 재활용 실 제조 과정은 기존 공정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고 에너지 소비가 낮아 원유를 절약할 수 있다.

 

재활용은 옵션이 아닌 필수

친환경 플라스틱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SK케미칼도 재생 PET 브랜드 ‘에코트리아’를 출시하고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에코트리아’는 SK케미칼의 대표적 고투명 플라스틱 PETG(스카이그린)와 재생 페트를 블렌딩해 두껍게 만들어도 투명하고 밝은 색을 유지할 수 있어 샤넬, 에스티로더, 로레알 등 해외 유명 화장품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PET 재생원료인 ‘에코트리아’ 역시 화장품·식품 용기에 적용되는 만큼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최근 글로벌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해 친환경 공법의 폴리에스테르(Polyester, PET) 재생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열처리를 통한 기계적 공법은 재활용이 가능한 영역이 제한적이고 유해물질 배출 등 추가적인 환경문제를 야기하는 한계가 있다.

최근 코오롱미래기술원이 개발 중인 신규 PET 분해공법은 화학적 재생기술이다. 이 기술은 기존 기계적 공정에 비해 에너지소모량을 33%, CO2 배출량은 38% 이상 줄일 수 있어 보다 친환경적인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PET 화학재생(Chemical Regeneration) 파일럿 설비를 투자하고 2023년에는 양산설비를 갖춰 본격적으로 사업화에 나선다. 2025년 이후에는 양산 플랜트를 확대함으로써 재활용 PET시장에서 입지를 다진다는 목표다.

플라스틱 제품 가공업체 휴비스는 친환경 PET 발포 소재 ‘에코펫’을 만들었다. ‘에코펫’은 폴리에스터(PET)를 발포한 시트 형태 소재로 보온성과 내열성이 우수하다. 환경호르몬이 발생하지 않아 간편식 식품용기로 이미 사용되고 있다. 에코펫은 산업용 완충재로 사용되는데, 재활용이 어려웠던 기존의 완충재 소재인 폴리우레탄, 폴리에틸렌을 대체할 전망이다.

기존 디스플레이 보호 완충재로 사용되는 PU(폴리우레탄), PS(폴리스티렌), PE(폴리에틸렌) 폼(Foam) 소재는 재활용이 어렵다. 보호패드 제조시 단일소재가 아닌 이종(二種) 소재를 혼합하기 때문에 폐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에코펫으로 만든 보호 패드는 PET 단일소재로 이루어져 폐기 후 재활용이 용이하다.

최근 친환경 규제강화로 전 세계적으로 재생 PET 수요가 늘면서 현재 새 플라스틱보다 30~40% 높은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되는 등 글로벌 환경도 유리하다. EU는 2025년 플라스틱 패키징 중 55%가 리사이클링이 가능해야 하고, 2030년에는 100% 재사용(Reusable) 또는 쉬운 리사이클이 가능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 또 페트 음료병에도 2025년 25%, 2030년 30%까지 r-PET 블렌딩이 의무화된다.

 

폐플라스틱 수거 및 처리 생태계 확보돼야

하지만 재활용 시장이 성장하고 재생원료 사용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문제들도 있다. 무엇보다도 폐플라스틱 수거품의 품질을 개선해야 한다.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포장용기 제조에 재생원료 사용을 기피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비대면 소비가 늘어 호황을 맞은 플라스틱 포장용기 제조업체도 재생 페트원료 대신 신재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시보드에 재생 PET를 적용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국내산이 아닌 일본산 재생원료를 고집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산 재생 플라스틱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원료가 되는 폐플라스틱 수거 및 처리 생태계가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이나 식품용기 등에 사용되는 재생 PET의 경우 투명하고 깨끗해야 하는데 국내는 전반적으로 품질도 좋지 못해 일본이나 유럽 등지에서 폐PET를 수입하는 상황”이라며 “폐플라스틱 수거 등에 대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된다면 국내업체들의 재생 플라스틱 사업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산과 국내산에 대한 정부의 이중 잣대도 문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식품과 직접 접촉하지 않는 부분에만 재생원료를 허락하고 있어 일회용 컵이나 식기에 재생 원료의 사용은 금지되고 있다. 국내산 재생 플라스틱의 질이 낮아 위생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지만, 수입산 재생 플라스틱 원료에 대해선 품질선별 검사 기준조차 없어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있다.

친환경·재활용에 대한 인식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졌고 관련기술도 눈에 띄게 발전하는 만큼 그에 대한 제도와 인프라만 뒷받침된다면 친환경·재활용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요즘 대중들이 재활용 가능 여부부터 따져보기 때문에 기업들이 친환경제품을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며 “예전보다도 시장이 커져 친환경제품 가격도 많이 대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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